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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21 ‘글리벡 복제약’ 출시 반년…대학병원 처방, 사실상 無
백혈병치료제 제네릭, 가격경쟁 치열…서울 주요 대학병원 10여곳 중 1개 품목만 랜딩

▶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제품(사진=한국노바티스)

[경제투데이 민승기 기자] 백혈병치료제 ‘왕중왕’ 노바티스사의 글리벡의 특허만료로 수많은 제네릭(복제약)이 지난 6월부터 출시됐지만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13일 경제투데이가 서울 유명 대학병원 10여곳에 글리벡 제네릭 등록현황을 확인해 본 결과 아직 대다수 대학병원에는 랜딩(등록)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처방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글리벡 제네릭간 유례없는 ‘초저가’ 경쟁

글리벡 제네릭은 부광약품의 프리벡정 100, 400mg 등을 포함해 80여개의 글리벡 제네릭이 출시됐다. 특히 제네릭 개발사들간의 전례 없는 ‘가격경쟁’이 시작되면서 계속해서 최저가 제네릭 타이틀은 계속해서 변했다.

실제 제네릭이 처음 등재된 6월 기준으로 100mg은 CJ제일제당 케어벡정(4916원), 400mg은 부광약품의 프리벡정(1만4141원)이 가장 낮았다. 오리지널 글리벡 100mg의 보험약가가 2만1281원인 것을 감안하면 CJ제일제당과 부광약품의 가격은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신풍제약이 자사 글리벡 제네릭 100mg을 4900원, 200mg을 9800원, 400mg을 1만3950원으로 등재하면 최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미약품도 글리벡 제네릭 100mg를 1만1396원, 400mg를 2만8490원에 등재했지만 타 제약사들의 초저가 정책에 밀려 자진인하 신청을 통해 100mg 4900원, 400mg 1만4000원으로 인하했다.

글리벡 제네릭사들의 가격경쟁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애초 초저가 정책으로 시장을 노렸던 부광약품이 또 다시 가격을 인하했다. 자진인하한 부광약품의 프리벡정 100mg과 400mg의 가격은 3795원, 1만2950원이다.

이에 질새라 제일약품도 자사 글리벡 제네릭 제품인 류코벡정 100mg, 400mg의 가격을 3795원, 1만2950원으로 내렸다.

◆제네릭 처방? 서울 주요 대학병원 품목 등록조차 힘들어

이처럼 치열한 가격경쟁에도 불구하고 실제 병원에서의 처방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심지어 글리벡 처방이 많은 종합병원급 진입조차 못한 제네릭사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본지가 서울 주요 대학병원 10여곳의 글리벡 제네릭 등록현황을 확인해본 결과 대다수 병원들에는 등록조차 돼 있지않거나 1~2개 품목만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대학병원의 경우 글리벡 제네릭이 등록돼 있지만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B, C, D, E대학병원은 80여개 제네릭 중 1개 품목만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 F, G대학병원 등은 1개 품목도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처방실적이 미흡한 것에 대해 한 제네릭사 관계자는 “아직 대다수 제네릭 개발사들이 종합병원급에 랜딩조차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병원 등록을 위해 영업사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데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 랜딩을 하고 처방실적에 따른 매출 안정이 되려면 최소 1~2년 이상 있어야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항암제는 생명이 달려있기 때문에 약가보다는 효과를 더 중시한다”며 “제네릭도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쳤기 때문에 약효는 동일하지만 복제약이기 때문에 ‘혹시나’하는 마음을 의사나 환자들이 가질 수 있다”고 처방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 역시 “글리벡 제네릭이 의사 및 환자들에게 신뢰를 받으려면 단기간으로는 힘들 것”이라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Posted by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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