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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7 “제약강국 건설은 제 사명이자 소명”

[신약이 미래다!]한미약품 임성기 회장 기획 인터뷰

 

일괄 약가인하 및 한미FTA 허가특허연계제도 등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신약개발’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R&D(연구&개발)투자에 따른 글로벌 신약개발은 생존과제로 자리잡았고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R&D 비중을 늘리며 신약개발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신약개발’ R&D에 남다른 철학을 가진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을 헬스포커스 방상혁 대표가 만나 봤다.

방상혁 대표: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 중 지난해 기준 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회사입니다. 회장님의 R&D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임성기 회장: 저는 ‘R&D를 하지 않으면 제약을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자동차, 전자,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약산업만큼은 여전히 국내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의약품 주권을 잃어버린 인근 국가들의 실상을 잠시라도 살펴본다면 제약산업 육성의 당위성은 한시라도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명제임을 절감합니다. 제약강국이 되어야 국민건강 주권을 지킬 수 있고 국가도 함께 발전합니다.

제약산업의 생명인 R&D 투자에 한미약품의 미래를 걸어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글로벌 신약을 내놓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제약강국으로 우뚝 서는 것이 저의 꿈이자 희망입니다.

   

방상혁 대표: 구체적인 한미약품의 R&D 현황이 궁금합니다.

임성기 회장: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 대비 15%에 육박하는 R&D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전체 매출의 13.9%인 840억을 R&D에 투자했습니다. 현재 바이오, 항암, 천연물 분야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개발 단계부터 철저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물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신약 과제 12건 중 7건에 대한 임상시험을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합제 개발능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GSK, MSD같은 굴지의 다국적 제약회사와 공동개발 및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방상혁 대표: 북경한미약품의 지속적인 성장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회장님께서 직접 중국을 다니며 사업 구상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소개해 주시죠? 

임성기 회장: 중국 시장은 한중 수교 5년전, 그러니까 1987년쯤부터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많은 국내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잠재력만을 믿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먼저 집행하다 실패한 사례들이 있어 신중하게 접근했습니다. 당시만해도 중국은 성인용 의약품을 쪼개서 어린이들에게 먹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국이 1978년부터 1가구 1자녀 정책을 도입하면서 고가의 어린이용 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 판단했고, 어린이 의약품 중심으로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2002년 6월에는 현지 생산기지를, 2008년 8월에는 독자적인 연구센터를 출범시키며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영업 등 전 분야를 두루 수행할 수 있는 독자적이고 종합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 했습니다. 현지에서 북경한미의 R&D 투자를 높게 평가해 법인세 40% 감면 등의 지원을 해줘 기업하는 입장에서 고마운 측면도 있습니다. 북경한미약품은 2020년 중국 내 6000개 제약회사 중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방상혁 대표: 그렇군요. 북경한미약품의 선전을 축하드립니다. 그러나 국내에선 약가인하 등 제약산업을 겨눈 정부의 드라이브가 상당히 강력합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임성기 회장: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감내해야 할 진통이라는 대원칙에는 공감합니다만 그 정도와 시기, 방법 등에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예컨대 약값을 통제하는 정책들이 복잡하고 중복되는 점이 많아 기업의 미래 방향성을 설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제약산업은 타산업과는 달리 R&D 투자를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약가정책이 급변할때마다 신약개발을 위한 투자가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미래를 위해 일관된 투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의 예측가능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방상혁 대표: 리베이트쌍벌제 도입 당시 한미약품은 타제약회사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 심정이 복잡했을 텐데요, 어떠십니까?

임성기 회장: 과정이 어찌되었든 저희가 잘 보필해야 할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공식석상에서 여러차례 사과의 말씀을 드리기도 했지만, 진의가 많은 분들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상생해야 할 제약과 의료계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 같아 참 안타까웠습니다. 낮은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선생님들의 고견을 청취하며, 한미약품이 의료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중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한미약품은 의료계 도움으로 커온 회사이기 때문에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다행히 이런 한미약품의 마음을 이해하시는 선생님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더욱 정진해서 귀를 열고 선생님들께 다가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방상혁 대표: 의료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신다니 반갑습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의료계가 처한 어려움과 제약계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성기 회장: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면, 낮은 의료수가 체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수가체계는 진료의 질을 훼손할 개연성이 큰 것은 물론이고 의사-환자, 제약-의료 등 의료체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제약 입장에서 보면 정부가 늘 언급하는 약품비 비중도 분모가 되는 국민 의료비 총량이 적기 때문에 나타난 왜곡 현상입니다. 낮은 의료수가도 여기에 포함되는 문제이지요.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지만 의료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정이 안타깝습니다. 근본 바탕이 바뀌어야 합니다.

결국 이 같은 모순은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와 제약계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야 해결될 수 있는 일입니다. 의료계가 좋아지면 제약계도 같이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한미약품은 의료와 제약계 사이에서 담당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찾고, 이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방상혁 대표: 한미약품을 경영하면서 가장 보람있던 일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임성기 회장: 아무래도 R&D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들을 일궈냈을 때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1989년 국내 제약사상 최초로 세계적 제약회사인 로슈사에 기술수출을 했던 기억을 비롯해, 1997년 노바티스사와 체결한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최근 MSD와 체결한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의 50개국 수출 계약, GSK와의 복합제 공동개발 계약 등이 기억이 많이 남습니다.

또 국내 최초 개량신약인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 개발로 국내 의약품 시장의 파란을 일으켰던 일, 아모잘탄 성공을 발판으로 복합제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를 이끌어낸 사례도 기업인으로서 매우 보람을 느꼈던 기억입니다. 돌이켜보면 한미약품이 한국 제약산업 역사의 발전 단계마다 짙은 방점을 찍었던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낍니다.

방상혁 대표: 회장님이 생각하는 한미약품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

임성기 회장: 지난 2010년 새해 한미약품 전임원들과 함께 북경한미약품에서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한미약품의 미래 성장동력을 놓고 치열하게 논의하는 가운데 Vision2020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Vision2020은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20개 발매, 20조원대 매출 달성, 글로벌 제약기업 20위권 진입을 의미합니다. 그때의 다짐들을 종이에 적어 타임캡슐에 봉인한 후 보관하고 있습니다. 2020년 우리가 이룬 성과를 축하하며 봉인했던 타임캡슐을 개봉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현재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신약과제들이 제품화되고, 수출계약을 맺은 많은 개량신약들의 글로벌 성과가 도출된다면 Vision2020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아무도 가지 않는 험난한 길을 스스로 개척하며 국내 최정상권 제약회사로 도약했습니다. 어려운 위기도 맞닥뜨렸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며 그 이상의 성과를 일구어 냈습니다. 작금의 현실도 위기일 수 있지만, 한미약품은 이를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한미약품의 향후 10년간의 변화와 노력, 성과를 주목해 주십시오.

방상혁 대표: 마지막으로 헬스포커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성기 회장: 전국의 많은 의사 선생님들께서 헬스포커스를 애독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또, 헬스포커스를 애독하시는 많은 의사 선생님들이 의료계 발전에 앞장서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선생님들의 참여와 열정으로 의료계에 새로운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도 의료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들의 고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해 의료계와 동반자 관계를 돈독히 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한미약품의 미래 방향성을 세워 나가겠습니다. 지금 여러면에서 의료계가 어려운 시기지만 이 난관을 극복하고 제대로된 의료체계가 세워질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Posted by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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