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무국장 “‘조금만 참아라. 좋은날 온다’ 해서 믿었더니 대가는…”

‘구조조정 차원서 고참 영업사원 30여명 대상 발령대기·지방발령’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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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노동조합 신고증. <사진출처=한미약품 노동조합>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몇 년간 매출이 정체되자 회사는 ‘조금만 참아라. 좋은날 온다’ 해서 기다렸더니 그 대가가 대기발령이었다”

수조원대 신약 기술을 성공적으로 수출하며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한미약품이 노사갈등을 빚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최근 신규전담팀으로 배치된 영업사원들이 한미약품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노사갈등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미약품 노동조합 노무법률대리인 지석만 노무사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15년 10월부터 한미약품 영업부 15년차 고참 직원 30여명을 구조조정 차원으로 대기발령을 단행했다.

또 대기발령 중 일부 직원들은 퇴사를 했으며 그외 영업사원들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및 노동조합 설립움직임이 있자 신규전담팀을 만들어 발령했다고 지 노무사는 주장했다.

현재 신규전담팀에 배속된 영업사원들은 춘천, 대전, 청주 등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지방발령에 여관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노조 위원장은 “한미약품은 신규전담팀을 만들면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부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해고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영업을 위한 의약품 샘플 등의 지원은 해주지도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미약품 영업사원으로 23년간 근무했다는 노조 사무국장 역시 “다른 영업사원들에 비해 활동비가 절반 수준도 안될 뿐더러 영업사원으로써 당연히 받아야 하는 인센티브도 받지 못한다”며 “우리는 인센티브는 없고 패널티만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약품에서 23년동안 일을 하며서 발령대기를 받을 만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CP규정 뿐만 아니라 신입과 같이 현장을 뛰었다. 그러나 연차가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한미약품 매출이 정체되고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회사에서는 ‘조금만 참아라. 좋은날이 올 것이다.’고 해서 기다렸다. 그러나 그 대가가 발령대기였다”며 “내가 잘못을 했다면 해고 또는 대기발령을 수긍하겠지만 나는 그런 적이 없다. 지금도 원직복귀해야 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 노무사는 “대기발령 대상자들은 대기발령 전 권고사직을 받았다”며 “대기발령을 하려면 회사 내부에서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한미약품은 이 같은 절차도 없이 발령대기를 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문제가 될 것을 알자 1월 신규전담팀으로 배치했다.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약품 노동조합은 최소한의 권리주장도 못하고 있는 영업사원 및 본사직원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회사의 대응을 본 뒤 향후 투쟁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측은 갈등이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에 있으며, 사측에 요구하는 사항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절차를 밟아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약품이 공정경쟁 영업문화 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변화된 정책에 적응하지 못한 직원들(CP 위반에 따른 징계)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해당 영업사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Posted by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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