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가능성 제기
의료계 "더 이상 늦춰지면 안돼"


(서울=포커스뉴스) 앞으로 차세대 항암제라고 불리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개발사 MSD)를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 MSD는 자사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특정 바이오마커(PD-L1) 발현율(TPS) 50% 이상인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승인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또한 그동안 2차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지만, PD-L1 발현율 1% 이상 환자로 확대됐다.

이번 1차 승인은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효능을 평가한 KEYNOTE-024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기존 표준 치료인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 키트루다 단독 치료 요법 효과를 비교한 결과, 키트루다가 기존 표준 치료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혹은 사망의 위험을 50% 감소시켰고, 사망 위험은 40% 줄였다. 

반응률의 경우 키트루다 투여군이 44.8%로, 27.8%인 항암화학요법 투여군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고, 치료제 관련 부작용 역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요법연구회 폐암분과장 안명주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키트루다 적응증 확대는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 1차 치료에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신 쓸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어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과 학계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키트루다가 1차치료제로 승인되면서 환자들의 치료기회도 넓어졌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허들이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는 생존율이 낮고, 마땅한 치료 대안이 없는 폐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보험급여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회의에서 키트루다와 옵디보 등 면역항암제 2개 품목에 대한 보험급여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결국 불발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것 때문에 급여적용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의료계와 환자들은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 논의 중인 면역항암제 보험급여 기준은 기존 항암제로 1차 치료에 실패한 후, 2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면역항암제 대상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 내부에서는 ‘기존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된 만큼 다시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건당국 내부에서는 키트루다가 1차 치료제로 승인되면서 거의 마무리 돼 가는 2차 치료제 보험급여 논의를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지금도 면역항암제 급여만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더 늦춰져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 역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환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재정 문제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1차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는 나중에 하더라도 더 이상 치료할 약이 없는 환자들에게 하루 빨리 급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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